대화하다 보면 말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발표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청중 앞에 서면 무엇을 말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고, 면접장에서 예상 질문이 아닌 질문을 받았을 때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엉뚱한 답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분이 이런 상황을 단지 '말주변이 부족하다', '말재주가 없다'는 식으로 넘기곤 합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말재주가 아니라 사고력의 준비 부족에서 비롯됩니다.
사람이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말을 많이 해 본 경험보다도, 어떤 주제에 대한 구조적 이해와 논리적 판단 능력이 먼저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꾸며내는 능력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해서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비문학 독서’를 통해 체계적으로 길러질 수 있습니다.
비문학 독서는 정보를 읽고, 요약하고,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활동을 포함합니다. 이는 단순히 읽는 행위를 넘어 사고를 훈련하고, 전달력을 키우는 실전적인 연습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비문학 독서가 대화, 발표, 면접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읽는 습관’이 말하기 능력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비문학 독서는 ‘생각의 뼈대’를 만들어 말할 거리와 논리를 확보해 줍니다
많은 사람이 말이 막히는 이유는 말할 주제가 없어서가 아니라, 주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체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머릿속에 재료는 있는데 그것을 정리해서 꺼내 쓸 수 있는 체계가 없는 것입니다. 비문학 독서는 바로 이 사고 체계를 만들어 줍니다.
비문학 글은 대개 하나의 주제에 관해 주장과 근거를 구조적으로 전개합니다. 예를 들어,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칼럼을 읽는다면 다음과 같은 사고 패턴이 형성됩니다.
- 주제: 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
- 주장: 기존 복지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
- 근거: 고용 불안정, 플랫폼 노동의 확산, 저소득층 접근성 문제
- 반론: 재정 부담, 근로 의욕 저하 가능성
- 결론: 점진적 도입과 사회적 합의 필요
이런 글을 꾸준히 읽고 요약하게 되면, 말할 거리뿐만 아니라 그 주제를 어떤 논리로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한 틀이 형성됩니다. 이 틀은 대화 중 어떤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시로 면접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최근 가장 관심 있게 본 사회 이슈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단순히 시사 지식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의 관심사, 판단력, 논리적 정리 능력을 확인하는 질문입니다. 이때 비문학 독서를 통해 쌓아온 주제별 사고 틀은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최근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플랫폼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기존 고용 중심 복지 시스템으로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이 보완적 기능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재원 마련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점진적인 도입과 정책 실험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주제 → 주장 → 근거 → 반론 → 결론의 구조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연습은 비문학 독서를 통해 충분히 습득할 수 있으며, 이는 면접뿐 아니라 발표와 토론, 즉흥적인 대화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작동합니다.
대화력, 발표력, 면접력이 비문학 독서를 통해 강화되는 구체적인 루틴
비문학 독서를 단순한 독해 훈련이 아니라 대화와 발표를 위한 실전 훈련으로 확장하려면, 다음과 같은 루틴을 실천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1단계: 하루 한 주제 독해 → 3문장 요약 훈련
하루에 한 편씩 비문학 글을 읽고, 다음 3가지 기준으로 요약해 보세요.
- 핵심 주장은 무엇인가요?
-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 이에 대해 나의 의견은 무엇인가요?
이 세 문장만으로도 논리적 요약 + 자기 의견 정리라는 두 가지 훈련이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이 훈련은 발표 자료를 준비할 때 구조를 잡는 데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2단계: 유사 주제 연결 → 스피킹 훈련
같은 주제의 다른 글을 2~3편 더 읽어 보세요. 그리고 각각의 주장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해 보고, 그에 대한 통합적 생각을 말로 풀어 보세요.
예: 기본소득 관련 글 3편 → 긍정 입장과 부정 입장 비교 → 나의 판단 구성
이 과정은 실제 면접이나 발표에서 의견 조율 능력, 다각도 분석 능력을 보여 주는 데 효과적입니다.
3단계: 요약한 글을 ‘말로 재구성’해 보기
마지막 단계는 종이에 적은 요약 내용을 실제로 말로 풀어 보는 훈련입니다. 거울 앞에서 혹은 녹음기를 켜 두고, 요약한 내용을 이야기 형식으로 말해 보세요. 이때 중요한 것은 구조에 맞게 말하는 것입니다.
예시:
“최근 제가 관심 있게 본 글은 기후 위기 대응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글에서는 정부 중심의 탄소세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시민 참여 기반의 자율적 감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 역시 기후 문제는 생활 밀착형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공감하며, 기술과 시민 의식의 접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말하기 훈련은 실제 면접에서도 주제를 이해하고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으로 직결됩니다.
말 잘하는 사람의 뿌리는 ‘깊은 독서’에 있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단지 말의 유려함에 강한 것이 아니라, 생각을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그것을 언어화할 수 있는 능력에 능숙합니다. 그리고 이 능력은 대화를 시작하기 전, 발표를 준비하기 전, 면접 질문을 받기 전에 이미 ‘독서’라는 과정에서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비문학 독서는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닙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접하고, 그것을 비교하고, 나의 생각을 확장시켜 나가는 과정입니다. 이런 과정은 자연스럽게 말의 깊이, 표현의 논리성, 주장의 설득력을 강화합니다. 결국 말은 읽기에서 시작되고, 말하기의 설계도는 읽기를 통해 준비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이 막혀서 고민이었다면, 오늘부터 한 편의 비문학 글을 읽고, 핵심을 요약하고, 자신의 언어로 말해 보세요. 하루 10분, 3문장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면, 대화는 설득이 되고, 발표는 흐름을 갖고, 면접은 전략이 되는 순간이 찾아올 것입니다. 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먼저 비문학 독서를 시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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