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독서법

비문학 글을 제대로 읽는 3단계 독서법

큐리노트 2025. 6. 27. 19:24

많은 분들이 책을 읽는 데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다. 그냥 읽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특히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문학적인 글은 감정적으로 몰입하며 읽기만 해도 충분히 즐겁고 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문학 글은 다릅니다. 감상보다는 이해와 분석, 판단이 중요하며,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는 내용의 구조나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비문학 읽는 3단계 독서법

 

비문학 독서는 단순한 정보 수용이 아니라, 텍스트를 읽으며 의미를 구성해 나가는 고차원적인 사고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독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수능, 논술, 기업 인적성 검사, 보고서 분석 등 실용적인 독해력이 중요한 시대에는 무작정 읽기보다는 계획적으로 읽고 정리하고 비판하는 체계적인 방법이 요구됩니다.

이 글에서는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도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 비문학 글 독서의 3단계 전략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각 단계는 실제 교육학과 언어학 연구에서 근거를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며,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1단계: 구조 읽기 (Pre-Reading – 텍스트 구조를 먼저 파악하라)

비문학 글을 읽을 때 많은 분들이 처음부터 줄줄 읽기 시작하곤 하십니다. 하지만 그렇게 읽으면 글의 전체 맥락을 놓치고, 중요한 정보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파악하지 못한 채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비문학 글 독서의 첫 번째 단계는 바로 ‘구조 읽기’, 즉 글의 전체 틀과 구성 방식을 먼저 파악하는 것입니다.

1단계 핵심: 글은 '틀'부터 봐야 이해가 빨라집니다

비문학 글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서론: 문제 제기 또는 주제 제시
  • 본론: 주장, 근거, 예시, 비교 등 논리 전개
  • 결론: 요약 또는 강조, 제언 등

이러한 틀을 인식하면서 읽으면, 각 문단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본론의 중간 문단에서 통계 수치가 등장했다면, 그건 주장에 대한 근거 제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인식은 독자의 해석 정확도와 속도를 동시에 높여줍니다.

교육심리학자 브루너(Bruner)는 “학습자는 지식의 구조를 알 때 더 오래 기억하고 더 깊이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 글의 흐름을 인식하면서 읽는 것이 단순히 줄 단위로 읽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 독해를 가능하게 합니다.

어떻게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까요?

  • 제목, 부제목, 소제목 먼저 훑어보기
  •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중심으로 스캐닝
  • 문단의 전환점 찾기 (예: ‘하지만’, ‘결국’, ‘반면에’)

이러한 전략은 글 전체를 ‘지도’처럼 보고 핵심 위치를 찾아내는 효과를 줍니다. 즉, 비문학 독서는 정독보다 ‘조망’에서 시작되는 읽기가 되어야 합니다.

 

2단계: 의미 읽기 (During Reading – 핵심 정보와 논리 전개 파악하기)

첫 단계에서 글의 구조와 흐름을 조망했다면, 이제 두 번째 단계에서는 글의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논리적 흐름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의미 읽기’입니다.

2단계 핵심: 정보 간의 관계를 파악해야 의미가 보입니다

비문학 글의 핵심은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정보 간의 관계입니다. 어떤 주장이 있고, 그것을 지지하기 위한 근거와 예시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분석해야 제대로 된 이해가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 이 문장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가?
  • 이 문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 이 문단과 앞 문단은 어떤 관계인가? (비교, 대조, 인과 등)

언어학자 마이클 홀리데이(Michael Halliday)는 “문장은 고립된 단위가 아니라 맥락 속에서만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습니다. 즉, 한 문장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그 앞뒤 문장과의 논리 구조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실제 읽기 예시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1도 상승했다. 이는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이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위 문장에서 첫 문장은 사실 제시, 두 번째 문장은 인과관계를 통한 주장입니다. 이런 구조를 인식하면, 단순히 '기온이 올라갔다'는 정보만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어떻게 논리 전개의 기초가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메모하면서 읽기

이 단계에서는 단순히 눈으로만 읽지 마시고, 중심 문장, 연결어, 핵심 단어 등을 따로 표시하거나 짧게 메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방식은 독서 후 요약이나 문제 풀이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즉, 이 단계에서 우리는 단순한 읽기를 넘어서, 논리적 분석 능력과 핵심 추출 능력을 동시에 훈련하게 됩니다.

 

3단계: 사고 확장 읽기 (After Reading – 해석하고 연결하고 응용하기)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바로 ‘사고 확장 읽기’, 즉 읽은 내용을 자기 생각으로 연결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는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고차 사고(higher-order thinking) 영역에 해당합니다. 단순히 글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은 내용을 비판하고, 비교하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3단계 핵심: “그래서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비문학 독서를 마무리할 때 스스로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시길 권합니다:

  • 글쓴이의 주장에 동의하는가? 이유는 무엇인가?
  • 이 글은 내 일상이나 업무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 비슷한 다른 글이나 경험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요약이 아니라, 자신만의 사고체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독서는 더 이상 지식 습득이 아닌 지식 생산의 도구가 됩니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에 관한 비문학 글을 읽었다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이 평소 쓰는 소비 습관을 돌아보거나, 기업의 친환경 정책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읽기 → 비판 → 응용 → 실천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 바로 진정한 비문학 독서력입니다.

또한 이 단계는 글쓰기와 말하기로의 전환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하거나 요약 정리를 하다 보면, 비문학 글을 내면화하는 속도도 훨씬 빨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