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께서 책이나 글을 읽고 나면, 그 순간에는 이해가 된 것처럼 느끼지만 며칠이 지나면 내용이 가물가물하다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비문학 독서의 경우, 정보량이 많고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정확한 기억과 정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식이 쉽게 흩어지고 맙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다시 쓰기’입니다. 다시 쓰기란 읽은 내용을 요약하거나 정리하는 차원을 넘어, 내가 이해한 내용을 내 언어로 다시 구성하고 재해석해 보는 훈련입니다. 이는 단순한 복습이 아닌, 기억을 사고로 전환키하는 능동적 정리 방법이며, 정보의 구조를 내 머릿속에 정착시키는 가장 확실한 기술입니다.
읽고 이해한 내용을 다시 말해 보고, 다시 써 보는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놓쳤는지, 어떤 부분을 오해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기억하는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비문학 독서 후 정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시 쓰기 전략과, 그것이 학습 및 사고에 미치는 효과, 그리고 실제 적용 가능한 작성 예시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왜 다시 쓰기가 기억과 사고에 효과적인가?
‘다시 쓰기’는 단순한 요약과는 다릅니다. 단지 글의 내용을 짧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재구성하고 내식대로 표현하는 활동입니다. 이 과정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하며, 동시에 정보의 조직력을 높이고, 사고력과 표현력도 함께 향상시켜 줍니다.
1. 인지심리학은 ‘출력 기반 학습’이 가장 강력하다고 설명합니다
교육심리학에서 말하는 출력 기반 학습(output-based learning)은 정보를 읽는 것(입력)보다 내보내는 활동(요약, 정리, 말하기, 쓰기 등)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기억이 정착된다고 강조합니다. 다시 쓰기는 대표적인 출력 기반 학습으로, 읽은 정보를 머릿속에서 조직한 후 다시 표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단순한 읽기보다 두세 배 더 높은 기억 지속 효과를 보입니다.
2. 다시 쓰기는 ‘정확한 이해’와 ‘불완전한 기억’을 구분해 줍니다
책이나 지문을 읽고 나서 전체적으로는 이해했다고 느끼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설명해 보거나 적어보려 하면 막히는 경험이 있습니다. 이는 표면적인 이해와 진짜 내재화된 지식 사이에 간극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다시 쓰기를 통해 우리는 글을 자신의 언어로 바꾸면서, 내가 진짜로 이해한 개념과 아직 모호한 개념을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과정은 사고력을 명확히 해 주며, 학습의 ‘사각지대’를 직접 확인하게 해 줍니다.
3. 다시 쓰기는 지식의 ‘재구조화’로 확장된 사고를 이끌어 냅니다
단순히 이해한 내용을 다시 적는 것뿐 아니라, 글의 주제에 나의 의견을 덧붙이거나 다른 글과 비교해 보는 방식의 다시 쓰기를 하면 정보를 단순히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창의적 활동이 됩니다.
예를 들어, 사회 지문에서 ‘기본소득 제도’에 대해 읽은 후 그 내용을 요약하고, 내 생각이나 타인의 주장과 연결해 다시 써 보면, 그 글은 단순한 독서가 아닌 비판적 글쓰기와 창의적 사고 훈련의 장이 됩니다.
실전에서 적용하는 ‘비문학 다시 쓰기’ 전략 3단계
다시 쓰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몇 가지 전략적인 단계를 설정해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은 비문학 독서 후 정리력을 키우기 위한 다시 쓰기 실천법 3단계입니다.
1단계: 핵심 내용 요약 – 구조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정리해 주세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글의 논리 구조를 따라 핵심 주장, 근거, 예시, 결론을 문장 단위로 요약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글의 ‘전개 흐름’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예시 작성
- 글의 주장: 기본소득은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 근거 1: 사각지대 최소화
- 근거 2: 복지 행정 비용 절감
- 예시: 핀란드의 실험 사례
- 결론: 한국에서도 점진적 도입이 필요
이러한 정리는 글의 외형 구조를 따라가는 훈련이며, 다시 읽었을 때 전체 내용을 빠르게 복기할 수 있는 틀이 됩니다.
2단계: 자신의 언어로 다시 구성 – 중요한 문장을 다시 표현해 보세요
이제는 정리한 내용을 자기 언어로 바꿔 보는 연습입니다. 원문 표현을 그대로 쓰지 말고, 핵심 뜻은 유지하되 표현은 다르게 구성해 보는 활동이 사고력과 표현력을 동시에 자극해 줍니다.
예시 변환
- 원문: “기본소득은 자격 조건 없이 지급되므로 행정의 효율성이 높다.”
- 다시 쓰기: “자격 심사 절차 없이 소득을 지급하면 행정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은 제도 운용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이렇게 다시 쓴 문장은 내 것이 되며, 다양한 표현 능력 향상과 더불어 논리적 사고 전개 훈련으로 이어집니다.
3단계: 나의 생각 덧붙이기 – 정리에서 사고로 확장해 주세요
마지막 단계는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쓰는 것입니다. 이는 읽기에서 끝나지 않고, 읽은 내용을 비판하고 확장하며 연결해 보는 능동적 사고력 훈련입니다.
질문 활용 예시
- 이 글의 주장에 동의하는가?
- 반론이 있다면 어떤 점이 부족한가?
- 나의 경험이나 알고 있는 사례와 연결할 수 있는가?
작성 예시
“기본소득의 행정 효율성은 분명한 장점이다. 그러나 제한된 재정 상황에서 이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 세금 부담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쓰기야말로 사고를 구조화하는 최고의 독서 훈련입니다
독서는 단지 읽는 행위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진짜 독서는 읽은 내용을 내 언어로 바꾸고, 구조화하며, 새롭게 표현해 보는 활동까지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때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사고를 깊게 만드는 방법이 바로 다시 쓰기입니다.
다시 쓰기는 단순 요약이 아니라, 기억을 강화하고 이해를 명확하게 하며, 나의 사고 구조를 확립하는 방법입니다. 매일 한 편씩이라도 읽은 글을 다시 써 보며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단기간 내에 놀라운 사고 정리력과 표현력이 길러집니다.
지금부터는 독서 후 몇 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다시 써 보세요. 처음에는 어렵고 귀찮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시간이 반복되면 당신의 머릿속에는 텍스트가 아니라 체계적 사고와 논리의 맥락이 남게 될 것입니다. 독서의 진짜 힘은 읽는 것이 아니라, 다시 써서 남기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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